양치를 하루 세 번 해도 잇몸병이 오는 이유 — 스케일링이 필요한 진짜 이유
황우석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양치를 하루 세 번 해도 잇몸병이 오는 이유 — 스케일링이 필요한 진짜 이유

50대 초반 여성분이 잇몸에서 자꾸 피가 난다며 오셨습니다. "저 이 닦는 거 진짜 열심히 해요. 하루에 세 번, 식후 3분, 치약도 잇몸용 쓰고요." 진료 의자에 앉아서 잇몸 깊이를 재보니 여러 곳에서 4~5mm가 나왔습니다. 잇몸병이 이미 시작된 상태였습니다. 칫솔이 닿지 못하는 잇몸 속으로 치석이 쌓여 있었습니다. "열심히 하셨는데, 닦이지 않는 곳이 있었던 겁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글은 열심히 양치하는데도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붓는 환자분,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꼭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환자분, 잇몸치료와 스케일링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한 환자분을 위해 씁니다. 치석이 왜 생기는지, 스케일링과 잇몸치료가 무엇이 다른지, 어느 시점에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를 임상 경험과 근거로 설명하겠습니다.

스케일링(scaling)과 잇몸치료(치석제거술+치근활택술)가 정확히 뭔가요?

스케일링: 잇몸선 위아래에 쌓인 치석(굳어버린 세균 덩어리)을 기계나 손 기구로 제거하는 치료. 잇몸선 위 치석은 눈에 보이고, 잇몸선 아래 치석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스케일링과 잇몸치료(치근활택술)는 같은 것처럼 들리지만 다릅니다. 스케일링은 잇몸선 위아래 표면의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고, 잇몸치료(치근활택술, root planing)는 잇몸 깊은 곳까지 들어가 치아 뿌리 표면에 달라붙은 세균막과 오염된 치아 표면을 함께 매끄럽게 다듬는 치료입니다. 잇몸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느냐에 따라 스케일링만으로 충분한지, 치근활택술까지 필요한지가 달라집니다.

잇몸병(치주염)은 얼마나 흔한가요

많은 분들이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시지만, 숫자는 다릅니다.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잇몸병(치주 질환)은 4년 연속 외래 다빈도 질환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Kim et al., J Clin Periodontol, 2024, doi: 10.1111/jcpe.14031)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한국 성인 남성의 48.3%, 여성의 38.1%에서 치주 질환이 확인됐습니다. (Jung & Kim, 2025, doi: 10.1177/10105395251340920)

성인 2명 중 1명 가까이가 잇몸병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상당수는 증상이 없어서 모르고 있습니다. 잇몸병이 아프지 않게 시작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칫솔질을 열심히 해도 잇몸병이 오는 이유는 뭔가요

칫솔은 잇몸선 위 치아 표면의 세균막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치주낭)은 칫솔이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 틈 안에서 세균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침 속 미네랄이 결합해 돌처럼 굳어집니다. 이것이 치석입니다.

치석은 한 번 굳으면 칫솔로 제거되지 않습니다. 손으로 문질러도 떼어지지 않습니다. 전용 기구로만 깎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치석은 쌓입니다. 다만 꼼꼼히 닦을수록 속도가 느려질 뿐입니다.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쓰지 않는다면 치아 사이 공간은 칫솔이 전혀 닿지 않습니다. 치아 사이 잇몸병이 먼저 오는 이유입니다.

스케일링 vs 잇몸치료(치근활택술), 어떤 경우에 어떤 치료가 필요한가요

구분 / 스케일링 / 잇몸치료(치근활택술)

대상 환자: 잇몸 상태 양호, 예방 목적 / 잇몸병이 시작되거나 진행된 환자

치주낭 깊이: 3mm 이하 정상 범위 / 4mm 이상, 출혈·염증 동반

치석 위치: 잇몸선 위아래 표면 / 잇몸 깊은 곳, 치아 뿌리 표면

마취 필요 여부: 대부분 불필요 / 깊이에 따라 국소마취 후 진행

치료 횟수: 1회 / 보통 2~4회, 부위 나눠서 진행

건강보험 적용: 연 1회 적용 / 진단 후 급여 적용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잇몸병이 시작됐는데 스케일링만 받으면 뿌리 쪽 치석이 남아서 계속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잇몸이 건강한 분에게 무조건 잇몸치료를 권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현재 잇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치료 선택의 전부입니다.

잇몸치료,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있습니다. 단, 기대하는 것과 결과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 산하 전문가 패널이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Smiley et al., J Am Dent Assoc, 2015)에 따르면, 치근활택술은 치주낭 깊이를 평균 약 0.5mm 개선하고 임상 부착 수준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doi: 10.1016/j.adaj.2015.01.028)

0.5mm라는 숫자가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의 임상적 의미는 다릅니다. 4mm이던 치주낭이 3mm대로 줄면 세균이 더 이상 안쪽으로 파고들기 어려운 환경이 됩니다. 뼈가 녹는 속도가 멈추거나 크게 늦춰집니다.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합니다.

다만 이미 녹아버린 잇몸뼈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잇몸치료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막는 치료이지,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가 아닙니다. 그래서 일찍 발견하고 일찍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케일링 주기, 얼마마다 받아야 하나요

정답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잇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잇몸이 건강한 분: 연 1회 스케일링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보험 연 1회 적용을 활용하십시오.

잇몸병이 있거나 치료 중인 분: 3~4개월 간격으로 유지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치료 후 관리가 치료 자체만큼 중요합니다.

흡연자, 당뇨 환자분: 잇몸병 진행 속도가 빠릅니다. 더 짧은 간격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플란트가 있는 분: 임플란트 주변은 치주낭이 생기면 더 빠르게 악화됩니다.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을 빠뜨리지 마십시오.

"1년에 한 번"은 최소 기준입니다. 상태에 따라 더 자주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알 수 있는 잇몸 이상 신호는 뭔가요

1. 양치할 때 피가 납니다. 건강한 잇몸은 칫솔질에 피가 나지 않습니다. 피가 난다면 염증 신호입니다.

2. 아침에 일어나면 입 냄새가 심합니다. 잇몸 속 세균이 내뿜는 황화합물이 구취의 주요 원인입니다.

3. 잇몸이 붓거나 빨개 보입니다. 연한 분홍이 정상이고, 붉거나 보라빛이면 염증 상태입니다.

4. 치아가 길어 보이거나 이 사이 틈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잇몸이 내려앉으면서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신호입니다.

5. 찬 음식이나 바람에 치아가 시립니다. 잇몸이 내려앉아 민감한 뿌리 부분이 노출된 경우입니다.

6. 치아가 흔들리거나 씹을 때 불편합니다. 잇몸뼈 소실이 상당히 진행된 신호입니다.

7. 마지막 스케일링이 1년 이상 됐습니다. 증상이 없어도 정기 점검이 필요합니다.

잇몸병이 생긴 게 내 잘못인가요

반드시 그렇지 않습니다. 잇몸병은 관리를 못 해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유전적으로 잇몸 조직이 세균에 더 취약한 분이 있고, 당뇨·고혈압·면역 억제제 복용 등 전신 질환이 잇몸병을 빠르게 진행시키기도 합니다. 흡연도 강력한 위험 인자입니다. 열심히 닦으셨는데도 잇몸병이 왔다면, 칫솔이 닿지 않는 곳이 있었거나 개인의 취약성이 작용한 것일 수 있습니다. 자책보다 지금 상태를 파악하고 다음 단계를 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분 이야기

60대 남성분이 오랫동안 스케일링을 받지 않으셨다가 오셨습니다. "귀찮아서 안 갔어요." 치주낭 깊이가 여러 곳에서 6~7mm였고 엑스레이에서 잇몸뼈 소실도 확인됐습니다. 잇몸치료를 4회에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3개월 후 재검사에서 치주낭 깊이가 전반적으로 4mm 이하로 줄었습니다. "피 나던 게 없어졌어요"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후 3개월마다 유지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잇몸치료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40대 여성분은 임신 중에 잇몸이 많이 부었는데 출산 후에도 계속 불편하다며 오셨습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잇몸이 더 예민해지고 염증이 쉽게 생깁니다. 출산 후에도 잇몸이 회복되지 않았다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스케일링과 부분 잇몸치료 후 증상이 많이 호전됐습니다. "임신 탓인 줄만 알았어요"라고 하셨습니다.

환자분이 꼭 기억하실 4가지

양치를 열심히 해도 치석은 쌓입니다. 치석은 칫솔로 제거되지 않고, 전용 기구로만 제거됩니다. 연 1회 스케일링은 선택이 아니라 관리의 기본입니다.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방치하면 잇몸뼈 소실로 이어집니다. 피가 나면 검진을 받으십시오.

잇몸치료는 녹아버린 뼈를 되살리는 치료가 아닙니다.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막는 치료입니다. 그래서 늦을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치료 후 유지 관리가 치료 자체만큼 중요합니다. 잇몸치료를 받았더라도 3~4개월마다 유지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발합니다.

더착한치과의원 황우석 원장입니다. 치아를 오래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임플란트가 아니라, 지금 있는 치아의 잇몸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최종 검토: 2026-06-29 · 감수 황우석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