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가 몇개 남아야....
황우석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70대 초반 남성분이 "저는 이가 몇 개 없어도 괜찮아요. 씹는 데 지장 없어요"라며 오셨습니다. 확인해보니 위아래 합쳐 14개가 남아 있었는데, 앞니 쪽은 온전했고 없는 치아는 모두 한쪽 어금니 뒤쪽에 몰려 있었습니다. "지장이 없다고 느끼시는 게 맞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개수보다 위치가 중요했던 케이스였습니다.

이 글은 치아가 여러 개 없어서 씹기가 걱정되는 환자분, 발치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 씹는 기능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신 환자분을 위해 씁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기준 — 20개

세계보건기구(WHO)는 1992년부터 기능적이고 심미적인 자연 치열의 기준을 최소 20개 치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그 이하로 내려가면 씹기 능력이 뚜렷하게 저하된다는 문헌 근거에 기반합니다.

단, 이 20개라는 숫자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어디에 있는 20개인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개수보다 위치가 더 중요합니다 — 소구치의 역할

2018년 발표된 연구(387명 대상)에 따르면, 씹기 능력 저하와 씹기 어려움을 가장 강하게 예측하는 요인은 각 턱(위 또는 아래)에 치아가 10개 미만인 경우와 소구치(어금니 앞쪽, 앞니와 큰 어금니 사이) 부위가 손상된 경우였습니다. 각 턱에 10개 미만일 때 씹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4배 이상, 소구치 부위가 손상됐을 때는 13배 이상 높았습니다. (doi 확인, PubMed 29753781)

이 연구는 명확한 결론을 제시합니다. 각 턱에 최소 10개, 그리고 소구치 3~4개를 보존하는 것이 씹기 어려움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소구치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앞니와 큰 어금니 사이에서 음식을 1차로 분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위가 비면, 앞니로 자르고 바로 삼키거나 반대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생깁니다.

단축치열(Shortened Dental Arch) — 모든 치아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치과보철학 문헌에서 널리 인정되는 개념이 있습니다. 단축치열(SDA)입니다. 앞니와 소구치 부위가 온전하다면, 가장 안쪽 큰 어금니 한두 개가 없어도 기능적으로 충분하다는 개념입니다.

즉, 사랑니나 가장 뒤쪽 어금니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임플란트나 브리지로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니부터 소구치까지, 그리고 첫 번째 큰 어금니까지만 온전하다면 일상적인 씹기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빈 자리를 다 채워야 한다는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어디가 비어 있느냐에 따라 채워야 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나뉩니다.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 어떤 부위부터 영향을 받나요

씹는 힘(교합력) 저하: 치아 수가 줄면 전체 씹는 힘이 줄어듭니다.

음식 분쇄 능력 저하: 음식을 잘게 부수는 능력이 떨어져 큰 덩어리를 그대로 삼키게 됩니다.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 없는 치아 쪽을 피해서 반대쪽으로만 씹게 되고, 이것이 턱관절과 근육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식품 선택 변화: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채소, 고기, 견과류)을 피하게 되고,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식단이 바뀝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발치를 앞두고 계신다면 —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발치 후 위아래 각 턱에 남는 치아 수가 10개 미만이 될지 확인하십시오. 10개 미만이 되면 씹기 어려움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집니다.

소구치 부위가 온전하게 남는지 확인하십시오. 소구치가 없어지면 씹기 능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빠지는 치아가 앞니-소구치 라인에 있는지, 아니면 가장 안쪽 큰 어금니인지 확인하십시오. 안쪽 큰 어금니라면 반드시 채우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플란트틀니, 반드시 모든 빈자리를 채워야 하나요

아닙니다. 단축치열 개념에 따르면, 앞니와 소구치가 온전하고 안쪽 큰 어금니 한두 개만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보철로 채우지 않아도 기능적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소구치 부위가 비었거나 각 턱에 10개 미만이 남는다면 임플란트틀니로 씹는 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판단은 남은 치아의 개수만이 아니라 위치, 좌우 균형, 위아래 맞물림 상태를 종합해서 내려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분 이야기

처음에 말씀드린 70대 남성분은 앞니부터 첫 번째 큰 어금니까지 양쪽 모두 온전했고, 없는 치아는 모두 가장 안쪽 어금니였습니다. 저작 검사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습니다. 굳이 임플란트를 권하지 않고, 정기 관리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60대 여성분은 반대 케이스였습니다. 양쪽 소구치가 모두 없는 상태였고, 앞니로만 음식을 자르고 삼키는 습관이 생겨 있었습니다. 소화 불편감도 호소하셨습니다. 이 부위에 임플란트 두 개를 계획했고, 완료 후 "이제 씹어서 삼킬 수 있어요"라고 하셨습니다. 위치가 다르니 치료 방향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환자분이 꼭 기억하실 4가지

WHO는 기능적 치열의 기준을 20개로 제시하지만, 몇 개가 남았느냐보다 어디가 남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각 턱에 10개 미만, 특히 소구치 부위가 손상되면 씹기 어려움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앞니와 소구치가 온전하다면 가장 안쪽 큰 어금니 한두 개가 없어도 기능적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발치나 임플란트를 계획하고 계시다면, 개수보다 남는 치아의 위치와 좌우 균형을 함께 고려하십시오.

더착한치과의원 황우석 원장입니다. 모든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씹는 기능을 유지하는 데 진짜 필요한 자리를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종 검토: 2026-07-30 · 감수 황우석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