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후반 여성분이 "앞니 잇몸이 좀 내려앉은 것 같은데 괜찮은 건가요?"라고 물으셨습니다. 거울에서 본 것이 맞았습니다. 앞니 두 개의 잇몸이 내려앉아 뿌리가 살짝 드러나 있었습니다. 원인을 여쭤봤더니 칫솔질을 아주 열심히 하신다고 했습니다. 힘차게 문지르는 방식으로. "열심히 닦은 게 잇몸을 깎았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잇몸이 내려앉는 것은 스스로 원래대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인을 알고 일찍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잇몸이 내려앉았다는 것을 느끼는 환자분, 치아가 길어 보이거나 치아 뿌리가 보이기 시작한 환자분, 잇몸 이식술이 무엇인지 궁금한 환자분을 위해 씁니다.
잇몸 퇴축(gingival recession)이 정확히 뭔가요?
잇몸 퇴축: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선(치은연)이 치아 뿌리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원래 잇몸 아래에 있어야 할 치아 뿌리 표면이 노출되는 상태.
잇몸 퇴축은 단순히 미용 문제가 아닙니다. 드러난 뿌리 표면(상아질)은 법랑질보다 산에 취약하고, 충치가 생기기 쉽고, 온도 변화에 민감합니다. 치아 뿌리가 드러나면 시린 이가 생기고, 뿌리 충치 위험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치아를 잃을 위험이 커집니다.
그리고 잇몸은 한 번 내려앉으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입니다.
잇몸이 내려앉는 이유 —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잘못된 칫솔질: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칫솔모를 가로로 세게 문지르는 방식은 잇몸을 마모시킵니다. 딱딱한 칫솔모도 원인이 됩니다. 열심히 닦는 것이 잇몸을 망가뜨리는 역설이 생깁니다.
잇몸병(치주염): 잇몸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잇몸과 뼈가 함께 파괴됩니다. 잇몸 퇴축과 뼈 손실이 동반됩니다.
이갈이·이악물기: 치아에 과도한 힘이 반복되면 치아 주변 뼈와 잇몸이 스트레스를 받아 퇴축이 가속됩니다.
치아 위치 이상(부정교합): 치아가 치조골 바깥쪽에 위치하면 그쪽 잇몸이 얇아지고 퇴축이 생기기 쉽습니다.
교정 치료: 치아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동시키거나 너무 빠르게 이동시키면 치조골 바깥으로 치아가 나오면서 잇몸 퇴축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피어싱(구강 내 장식): 혀나 입술 피어싱이 잇몸에 반복적으로 닿으면 해당 부위 잇몸 퇴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 잇몸 조직 자체가 얇은 경우(박형 치은 표현형) 같은 자극에도 퇴축이 더 쉽게 생깁니다.
집에서 알 수 있는 잇몸 퇴축 신호
치아가 길어 보입니다. 치아와 잇몸 경계가 내려가면서 치아가 더 길어 보입니다.
치아 사이 잇몸 삼각형(치간 유두)이 줄어들었습니다. 치아 사이 역삼각형 모양의 잇몸이 작아지거나 없어 보입니다.
치아 뿌리 부분에서 색이 달라 보입니다. 치아 머리(흰 부분)와 뿌리(노란빛)의 색 경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찬 것이나 바람에 특정 치아가 심하게 시립니다. 드러난 뿌리 표면이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특정 치아 뿌리 부근이 패인 느낌이 납니다. 쐐기 모양 마모(치경부 마모)가 동반되는 경우입니다.
잇몸 퇴축, 치료가 가능한가요
퇴축된 잇몸을 원래대로 완전히 되돌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막고, 드러난 뿌리를 잇몸으로 덮는 것은 가능합니다.
치료는 두 단계입니다.
1단계: 원인 제거. 칫솔질 방법 교정, 잇몸병 치료, 이갈이 관리, 교정적 치아 이동.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어떤 치료도 오래 가지 않습니다.
2단계: 외과적 뿌리 덮개 술식. 퇴축이 의미 있는 경우, 잇몸 이식술로 드러난 뿌리를 덮습니다.
잇몸 이식술(결합조직 이식술) — 어떻게 하나요
잇몸 이식술: 입천장(구개) 안쪽에서 결합조직을 채취해 잇몸이 내려앉은 부위로 이식하여 드러난 뿌리를 덮는 외과적 술식. 결합조직 이식술(Subepithelial Connective Tissue Graft, SCTG)이 현재 잇몸 퇴축 치료의 표준(골드 스탠다드)으로 인정받습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뿌리 표면 준비: 드러난 뿌리 표면을 깨끗하게 처치합니다.
공여부(채취 부위) 준비: 입천장 안쪽에서 얇은 결합조직층을 채취합니다. 이 부위는 수일~수주 안에 자연 회복됩니다.
이식: 채취한 결합조직을 퇴축 부위에 이식하고 봉합합니다.
회복: 2~4주 안에 이식 조직이 자리를 잡습니다. 3~6개월 후 최종 결과를 확인합니다.
2025년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 따르면, 결합조직 이식술의 완전 뿌리 덮개율(complete root coverage)은 55~70% 수준으로 보고됩니다. 결합조직 이식술이 다른 방법들과 비교해 가장 예측 가능한 결과를 보이는 방법입니다. (PMC12395578, 2025)
최근에는 자가 결합조직을 쓰지 않고 이종 대체 재료(콜라겐 매트릭스 등)를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러 부위를 동시에 치료해야 하거나 공여부에서 충분한 조직을 채취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안이 됩니다. 2026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 따르면, 이종 대체 재료도 다발성 잇몸 퇴축에서 합리적인 대안으로 확인됐습니다. (PubMed 41752765, 2026)
잇몸 이식술 후 회복은 어떤가요
수술 당일 ~ 3일: 부기와 불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처방받은 진통제를 드십시오. 수술 부위에 칫솔을 대지 마십시오.
1~2주: 봉합사를 제거합니다. 이식 조직이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부드러운 음식만 드십시오.
3~6개월: 이식 조직이 주변 잇몸과 통합됩니다. 최종 결과를 확인합니다.
공여부(입천장)는 1~2주 안에 대부분 회복됩니다. 수술 직후 약간 불편하지만 대부분 관리 가능한 수준입니다.
잇몸 이식술이 필요한 경우 vs 지켜봐도 되는 경우
잇몸 이식술을 권하는 경우:
뿌리가 많이 드러나 시림이 심한 경우. 뿌리 충치가 생기거나 생길 위험이 높은 경우. 잇몸이 얇아서 더 빠른 퇴축이 예상되는 경우. 심미적으로 치아가 너무 길어 보여 환자분이 불편한 경우.
지켜봐도 되는 경우:
퇴축이 경미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 시림이나 기능적 문제가 없는 경우. 원인이 제거되어 더 이상 진행이 없는 경우.
모든 잇몸 퇴축에 이식술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퇴축의 정도, 뿌리 노출 위치, 잇몸 두께, 환자분의 불편감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잇몸이 내려앉은 게 내 잘못인가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유전적으로 잇몸이 얇은 분들은 같은 자극에도 퇴축이 더 쉽게 생깁니다. 치아 위치가 치조골 바깥쪽에 있는 경우도 퇴축이 생기기 쉬운 해부학적 구조입니다. 다만 칫솔질 방법이 원인인 경우는 교정할 수 있습니다. 가로로 세게 문지르는 방식 대신, 45도로 칫솔을 대고 작은 원을 그리듯 닦는 방식이 잇몸에 더 안전합니다.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분 이야기
40대 남성분이 아래 앞니 잇몸이 많이 내려앉았다며 오셨습니다. 확인해보니 칫솔질을 매우 강하게 하는 분이셨고, 오히려 깨끗하게 닦으려는 노력이 잇몸을 깎아낸 결과였습니다. 칫솔질 방법을 먼저 교정하고, 3개월 후 퇴축이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 결합조직 이식술을 진행했습니다. 드러난 뿌리가 잘 덮였습니다. "닦는 게 문제일 줄은 몰랐어요"라고 하셨습니다.
30대 여성분은 교정 치료 후 앞니 잇몸이 내려앉았다고 오셨습니다. 교정 중 치아가 치조골 바깥으로 이동하면서 잇몸이 얇아진 케이스였습니다. 결합조직 이식술로 잇몸을 보강했습니다. "교정하고 나서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라고 하셨습니다. 교정 전 잇몸 상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환자분이 꼭 기억하실 4가지
잇몸이 내려앉으면 스스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더 진행되기 전에 원인을 찾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칫솔질을 세게 가로로 문지르는 방식은 잇몸을 깎습니다. 부드러운 칫솔모로, 45도 각도로, 힘을 빼고 닦는 것이 잇몸에 안전합니다.
결합조직 이식술은 드러난 뿌리를 덮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단, 먼저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원인 없이 이식만 하면 재발합니다.
잇몸이 얇거나 치아가 치조골 바깥쪽에 있는 분들은 더 주의하십시오. 교정 치료를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잇몸 상태를 확인하십시오.
더착한치과의원 황우석 원장입니다. 잇몸은 한 번 내려앉으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지금 잇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나중의 수고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최종 검토: 2026-07-20 · 감수 황우석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