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남성 환자분이 임플란트 수술 전 처방받은 항생제를 보고 물으셨습니다. "이거 꼭 먹어야 하나요? 항생제 내성 생긴다는데 걱정돼서요." 다른 병원에서는 항생제 없이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이 질문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답이 필요합니다. 항생제가 실패를 줄이는 효과는 통계적으로 확인되지만, 그 효과의 크기가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다 쓸 만큼인지는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임플란트 수술 전 예방적 항생제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왜 병원마다 처방 방침이 다른지 근거를 갖고 정리하겠습니다.
예방적 항생제가 임플란트 실패를 정말 줄여주나요
예방적 항생제란 감염이 생기기 전에 미리 투여해 감염 위험을 낮추려는 항생제 사용을 말합니다. 2023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임플란트 수술 시 항생제 투여와 위약(가짜약) 투여를 비교한 여러 연구를 종합했습니다. 그 결과 임플란트 개수 기준으로 항생제를 투여한 군의 실패 위험비가 0.31로 나타났습니다(95% 신뢰구간 0.20~0.48, p<0.001). 환자 수 기준으로도 위험비 0.341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감소가 확인됐습니다[Torof et al., 2023, Medicina, DOI: 10.3390/medicina59040713]. 숫자만 보면 항생제가 실패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 왜 모든 병원이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나요
여기서 통계를 다르게 읽는 방법이 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치료필요수(NNT, 한 명의 실패를 막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는 환자 수)를 계산했는데, 임플란트 개수 기준 NNT는 32, 환자 수 기준 NNT는 14로 나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예방적 처치가 충분히 효율적이라고 보는 기준은 NNT 5 이하인데, 이 기준을 크게 넘습니다. 즉 항생제를 쓴다고 실패가 크게 줄어드는 환자는 32명 중 1명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이 연구의 저자들은 이런 이유로 "모든 환자에게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쓰는 것은 효과 대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럼 항생제를 안 먹는 게 더 안전한가요
그렇게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항생제로 인한 부작용 위해수(NNH)는 528로 나왔고, 부작용 발생률 자체도 항생제군과 비항생제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p=0.63). 즉 항생제의 해로움도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연구는 "무조건 쓰지 말라"는 결론도 내리지 않습니다. 효과가 있지만 크지 않고, 부작용도 크지 않다는 애매한 지점에 있는 것이 현재 근거의 정확한 위치입니다.
그럼 저는 처방받은 대로 먹어야 하나요
네, 처방받으신 항생제는 그대로 복용하시길 권합니다. 항생제 처방 여부는 환자분의 전신 건강 상태, 수술 범위, 골이식 동반 여부, 당뇨나 흡연 같은 위험 요인에 따라 담당 치과의사가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분에게는 항생제의 실익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병원마다 방침이 다른 것은 근거가 애매하기 때문이며,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항생제 처방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들
1. 수술 범위가 넓거나 여러 개를 동시에 심는 경우
2. 골이식을 동반하는 경우 3. 당뇨병 등 감염 위험을 높이는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4. 흡연 여부 5.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인 경우 6. 과거 임플란트 실패나 감염 이력이 있는 경우 7. 수술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이런 요인이 많을수록 항생제 처방의 실익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험 요인이 적은 단순 임플란트 vs 위험 요인이 있는 복합 임플란트
위험 요인이 적은 단순 임플란트는 건강한 환자분이 골이식 없이 한두 개를 심는 경우입니다. 항생제의 실익이 상대적으로 작아 처방하지 않는 병원도 있습니다. 관리 초점은 수술 자체의 정밀도와 무균 처치입니다.
위험 요인이 있는 복합 임플란트는 골이식을 동반하거나 당뇨, 흡연, 면역저하 같은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입니다. 항생제의 실익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어 대부분 예방적으로 처방합니다. 관리 초점은 감염 징후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
40대 남성 환자분이 특별한 전신질환 없이 어금니 한 개에 골이식 없이 임플란트를 진행한 경우였습니다. 항생제 없이도 특별한 문제 없이 회복됐습니다. 반면 60대 여성 환자분은 당뇨가 있고 위턱 어금니 부위에 골이식을 동반한 임플란트를 진행했는데, 이 경우에는 수술 전후 항생제를 처방했고 감염 없이 회복됐습니다. 같은 임플란트 수술이라도 위험 요인에 따라 처방 방침이 달라지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환자분이 꼭 기억하실 4가지
- 예방적 항생제는 임플란트 실패를 통계적으로 줄이지만, 그 효과의 크기는 크지 않습니다
- 항생제를 써도 부작용이 크게 늘지는 않는다는 것도 같은 근거에서 확인됩니다
- 처방 여부는 수술 범위와 전신 건강 상태에 따라 담당 치과의사가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 처방받으신 항생제는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고 그대로 복용하십시오
더착한치과의원 황우석 원장입니다. 항생제를 꼭 먹어야 하냐는 질문에는, 숫자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정직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타 디스크립션: 임플란트 수술 전 예방적 항생제의 실제 효과를 치료필요수(NNT) 데이터로 정리했습니다. 병원마다 처방 방침이 다른 이유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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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검토: 2026-09-28 · 감수 황우석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