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50대 여성 환자에게 어금니가 빠진 자리를 치아 모형으로 설명하는 모습. 오른쪽에는 ‘어금니 하나, 빠진 채 두어도 괜찮을까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황우석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글 황우석 | 치의학박사(부산대학교 구강생화학)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 임상 24년

한줄 답: 이를 뺀 채 오래 두면 그 자리 뼈가 줄고 옆 치아가 쓰러집니다. 발치 후 3~6개월 안에 치료 계획을 세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50대 후반 여성 환자분이 아래 어금니 빈자리를 보여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어금니 하나쯤이야 했죠. 반대쪽으로 씹으면 되니까요." 이를 뺀 지 6년이 지나 있었습니다. 그사이 앞뒤 치아가 빈자리 쪽으로 기울었고, 위 어금니는 아래로 3mm 가까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6년 전이었다면 임플란트 하나로 끝났을 자리였습니다. 지금은 내려온 위 어금니를 다듬고, 줄어든 뼈를 채우는 과정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이 글은 이를 뺀 뒤 바쁘거나 비용이 부담되어, 또는 별 불편이 없어 그대로 두신 환자분을 위한 글입니다. 빠진 자리를 두면 입안에서 어떤 일이 순서대로 일어나는지, 언제까지 치료를 계획하는 게 좋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빠진 자리 치료의 난이도를 가장 크게 바꾸는 건 빠진 치아의 개수가 아니라 지나간 시간입니다.

이를 빼고 나면 그 자리 뼈는 왜 줄어드나요?

치조골 흡수(alveolar bone resorption): 치아가 빠진 뒤 그 치아를 붙잡고 있던 잇몸뼈가 점점 얇아지고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잇몸뼈는 치아 뿌리를 통해 씹는 자극을 받아야 유지됩니다. 치아가 빠지면 그 자극이 사라지고, 몸은 쓰지 않는 뼈를 줄여나갑니다. 근육을 안 쓰면 가늘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모은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이를 뺀 뒤 6개월 동안 잇몸뼈의 폭은 29~63%, 높이는 11~22% 줄었습니다. 변화의 대부분은 처음 3~6개월에 일어났습니다(Tan 외, 2012, Clinical Oral Implants Research, DOI: 10.1111/j.1600-0501.2011.02375.x). 폭이 높이보다 훨씬 빨리 줄어든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임플란트는 일정한 폭의 뼈가 있어야 감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금니 하나 없어도 씹는 데 지장 없지 않나요?

절반만 맞습니다. 당장은 반대쪽으로 씹으면 됩니다. 문제는 빈자리를 둘러싼 치아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빈자리가 생기면 입안에서는 대개 이런 순서로 변화가 옵니다. 먼저 뼈가 얇아집니다. 다음으로 뒤쪽 치아가 빈자리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맞물릴 상대가 없어진 위쪽 치아는 아래로 조금씩 내려옵니다. 기울어진 치아 사이에는 음식물이 끼고, 한쪽으로만 씹다 보니 반대편 턱관절과 치아가 더 일합니다. 위 어금니 자리라면 그 위의 빈 공간(상악동)이 아래로 내려와 뼈 높이가 더 낮아지기도 합니다.

빠진 자리 치료가 쉬울지 어려울지를 가장 강하게 결정하는 건 빠진 치아 개수가 아니라, 빠진 뒤 얼마나 오래 두었느냐입니다.

그동안 미뤄온 게 제 잘못인가요?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바쁜 일, 비용, 치과에 대한 두려움 모두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어금니 하나가 빠져도 당장 아프지 않으니 미루게 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저희 진료실에서 빈자리 상담을 하는 환자분 상당수가 "불편하지 않아서 몰랐다"고 하십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의 순서입니다.

발치 직후 계획과 오래 방치한 경우, 무엇이 다른가요?

구분 / 발치 후 3~6개월 안에 계획 / 몇 년 방치 후 치료 뼈 상태 / 대부분 임플란트를 감쌀 폭이 남아 있음 / 폭이 얇아져 골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많음 주변 치아 / 제자리에 있음 / 옆 치아가 기울고 맞은편 치아가 내려옴 어떻게 / 임플란트만 계획대로 / 맞은편 치아 다듬기, 골이식, 때로 교정이 먼저 필요 환자분 부담 / 치료 횟수와 기간이 짧음 / 단계가 늘고 기간이 길어짐

이를 뺄 때 뼈를 미리 지킬 수는 없나요?

있습니다. 발치한 자리에 뼈 이식재를 채우고 얇은 막으로 덮어두는 발치와 보존술이 있습니다. 뼈가 줄어드는 속도를 늦춰, 몇 달 뒤 임플란트를 심을 자리를 남겨두는 방법입니다. 뼈가 줄어드는 것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특히 앞니나 뼈가 얇은 자리에서 차이가 납니다. 이식재가 자리를 잡는 데는 보통 4~6개월이 걸리고, 그동안은 평소처럼 지내시면 됩니다. 염증이 심하지 않고 조건이 맞으면 발치와 동시에 임플란트를 심기도 합니다.

40대 후반 남성 환자분은 금이 간 위 어금니를 빼야 했습니다. 상악동이 낮게 내려와 있어, 오래 두면 뼈 높이가 4mm 아래로 떨어질 자리였습니다. 발치하면서 뼈 이식재를 채워두었고, 4개월 뒤 상악동을 들어 올리는 수술 없이 길이 10mm 임플란트를 심었습니다. 그분이 웃으며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미뤘으면 수술이 하나 더 늘 뻔했네요."

이를 뺐거나 빼야 하는 환자분이 하실 일

1. 이를 뺄 때 이후 계획을 함께 물어보십시오. 임플란트인지, 브릿지인지, 언제인지. 2. 당장 치료가 어렵다면 발치와 보존술이 가능한지 상의하십시오. 3. 발치 후 3~6개월 안에 다시 검사를 받으십시오. 뼈 변화가 가장 큰 시기입니다. 4. 빈자리 옆 치아에 음식물이 끼기 시작하면 치아가 기울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5. 맞은편 치아가 시리거나 길어 보이면 내려오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6.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생겼다면 턱관절 불편도 함께 확인하십시오. 7. 이미 몇 년이 지났다면 CT로 뼈 상태부터 확인하십시오. 생각보다 괜찮은 경우도 있습니다.

명지에서 이를 뺀 뒤 몇 년째 빈자리로 지내시는 환자분이라면, 지금 할 일은 큰 결정이 아닙니다. 뼈와 주변 치아 상태를 한 번 확인하는 것입니다.

환자분이 꼭 기억하실 네 가지

· 이를 뺀 뒤 잇몸뼈는 처음 3~6개월 사이에 가장 빠르게 줄어듭니다. · 빈자리를 두면 옆 치아가 기울고 맞은편 치아가 내려와 치료 단계가 늘어납니다. · 당장 치료가 어렵다면 발치할 때 뼈를 지키는 방법을 상의하십시오. · 이미 오래 지났더라도 CT로 확인하면 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더착한치과의원 황우석 원장입니다. 이를 뺄 때부터 다음 치료를 함께 그리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최종 검토: 2026-10-01 · 감수 황우석 대표원장 (치의학박사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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